요세미티로 향하는 여정

2024. 9. 26. 21:21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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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번잡한 다운타운을 뒤로하고 I-80 동쪽(I-80 East)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여행 장소가 기다리고 있다. 도시의 높은 빌딩들이 점차 뒤로 물러나고, 대신 캘리포니아의 넓은 평원이 펼쳐진다. 약 56km 지점에서 I-580 동쪽 (I-580 East)로 갈아타면서, 풍경은 더욱 다채롭게 변한다.

리버모어(Livermore)와 트레이시(Tracy)를 지나는 동안, 차창 너머로 펼쳐지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푸른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황금빛 들판은 마치 우리를 자연의 품으로 인도하는 듯하다. 만테카(Manteca)에 다다르면 CA-120 동쪽(CA-120 East ) 일명 요세미티 하이웨이(Yosemite Highway)로 접어든다. 이제 요세미티로 향하는 진정한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오크데일(Oakdale)과 그로브랜드(Groveland)를 지나면서, 도로 주변의 풍경은 점점 더 울창해진다. 거대한 세쿼이아 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고, 우리는 이 장엄한 자연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들어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도시의 소음과 번잡함은 이제 멀리 떠나보내고, 대신 자연의 고요함과 웅장함이 우리를 감싼다.

이곳에서부터는 공원 내 도로를 따라 이동하며, 티오가 로드(Tioga Road)와  빅 오크 플랫 로드(Big Oak Flat Road)의 교차점이나온다. 남쪽으로 방향을 틀면 요세미티 밸리(Yosemite Valley)가 펼쳐진다. 약 270km  4시간의 여정 동안 우리는 번화한 도시에서 시작해 점차 자연의 품으로 들어가는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에 발을 들이는 순간, 우리는 거대한 자연의 화폭 속으로 걸어간다. 첫 눈에 들어오는

엘 캐피탄(El Capitan)의 위용은 숨을 멎게 한다. 914미터 높이의 이 거대한 화강암 벽은 인간의 도전 정신을 자극하며, 세계 각지의 암벽 등반가들을 매료시킨다.

발걸음을 옮겨 요세미티 폭포(Yosemite Falls)에 다다르면, 자연의 힘찬 생명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739미터 높이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는 상, 중, 하 세 단계로 나뉘어 장관을 이룬다. 폭포의 우렁찬 소리와 시원한 물보라는 도시를 완전히 잊게 만든다. 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하프 돔(Half Dome)은 우리의 시선을 하늘로 이끈다. 그 웅장한 모습은 마치 신이 거대한 돔을 반으로 쪼개 놓은 듯하다. 정상까지의 하이킹은 도전적이지만, 그 여정이 주는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글레이셔 포인트(Glacier Point)에 올라서면, 요세미티 밸리의 파노라마가 눈앞에 펼쳐진다. 하프 돔과 고산 지대가 한 눈에 들어오는 이 전망은 그야말로 숨막힐 듯 아름답다. 해질녘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고요한 미러 레이크(Mirror Lake)에 다다르면 마음도 몸도 잔잔해진다. 물에 비친 주변의 절벽들이 만들어내 풍경은 마치 거울을 보는 듯 신비롭다. 특히 봄철의 미러 레이크는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한다.

터널 뷰(Tunnel View)에서는 요세미티의 정수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엘 캐피탄, 브라이들 베일폭포, 하프 돔이 한 프레임에 담기는 풍경은 그야말로 자연이 빚어낸 완벽한 구도의 작품이다. 마리포사 그로브(Mariposa Grove)에서는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수천 년의 세월을 견뎌온 거대 세쿼이아 나무들 사이를 거닐며, 우리는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 삶의 덧없음을 동시에 느끼에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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